이것저것2019. 1. 23. 17:53

출처 : 손혜원과 목포 _ 일독을 권함 by 어미새

 

성우제(시사저널 창간멤버, 시사in 해외편집위원, 소설가 성석제의 동생) 님의 페이스북에서 가져왔다. 아래쪽에 있는 김용운 님의 글이 핵심이다. 꽤 길지만 아주 재미있다.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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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목포 구도심 사안이 불거지고 진행되는 것을 보면서, 한국 언론의 민낯을 제대로 접하는 느낌이다. 힘이 세다고 알려진 방송 신문이 사안을 두루 살피지 않고, 입맛에 맞는 재료만을 취사 선택해 쿠킹하는 모습을 보았다. 프레임이 예상대로 먹혀들지 않자, 오리발을 내밀더니 쟁점을 '투기의혹'에서 '이해충돌'로 기민하게 바꿔치기. 이제는 드디어 전가의 보도를 꺼내들었다. 예상대로, 앞을 다투어, 마녀사냥. 당사자 주변을 휘휘 젓다가 지푸라기 하나만 걸려도 부풀리기에, 뒤집어 씌우기를 시도할 것이다. 1100억원이라는 숫자를 듣고 보니 '논두렁시계 시스템'이 작동되는 느낌. 신정아 때도 꼭 그랬다.

그래도, 희망이 있는 것이, 여전히 어딘가에는 기자들이 살아 있다는 사실. 작은 언론의 기자들이다. 그들이야 이른바 메이저들이 붙어먹는 어떤 이해관계에서도 비교적 자유롭고, 모르긴 해도 내부의 강압에서도 자유로울 것이다. 나는 홍석천의 말을 왜곡한 기사를 중앙일보 젊은 기자가 혼자 의도했다고 보지 않는다. 그렇게 할 수도 없다.

각설하고. 작은 언론사의 문화부에서 10년 동안 일하고, 문화도 알고, 문화재도 알고, 목포 구도심도 알고, 손혜원도 아는 기자가, 이 사안에 대해 드문 드문 글을 쓰더니 드디어 종합편을 올렸다. 10년 넘게 현장에 발을 딱 붙였던 기자가 적은 글이라, 글에 힘이 있고 쉽고 구체적이다. 이쯤되면 쓰고 싶어 쓴 게 아니라, 글이 저절로 스멀스멀 손가락에서 나왔다고 보면 된다. 누구도 반박하기 어려울 것이다. 더군다나 손의원이 자한당 의원이라도 같은 스탠스를 취했을 것인가까지 반성해가며 쓴 글이라... 메이저의 누군가가 나서서 반박 좀 해주면 좋겠다. 그리고, 이 사안을 정치, 경제, 투기 논리로만 쳐다보는 사람들은 이런 거 보고 제발 좀 배워라. 당신들은 문화를 우습게 보겠지만, 공부 안 하면 절대 모르는 분야가 문화다.

어느 분야에서건 10년을 들이파면 박사가 된다고 나는 믿는데, 기자도 마찬가지다. 아쉬운 것은 그 글을 친구공개로 묶어놓아서 옮겨오지 못한다는 사실. 1년 동안 노조에서 일하느라 기사로 쓰지 못한 것으로 아는데, 자기 매체에 올라오면 더없이 좋겠다.

작은 언론사 기자들에게 희망을 가져도 좋겠다. 페북에서도 더러 눈에 띈다. 빙상연맹에 거머리처럼 들러붙어서 줄기차게 기사를 쓰는 기자도 있다.

#김용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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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김용운 페이스북에서 옮겨옴.


이 글은 전체공개 글입니다.
공유해 가셔도 괜찮습니다.
근데 좀 깁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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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혜원 더민당 의원의 이른바 ‘목포 구도심 입도선매’ 사건이 이렇게 까지 관심이 큰 이유는 본질적으로 ‘나도 싼 가격에 부동산 사서 시세차익 누리고 싶다’는 자산증식 욕망을 공공연하게나 혹은 내심 바라는 사람들이 많은 한국사회의 특성에 여당 국회의원이 자신의 특권을 이용해 이를 ‘자행한거 아니야’ 하는 의심과 의혹과 시기와 질시와 ‘그게 그렇게 바라볼 사안만이 아니다’는 의견들이 혼합된 상황에서 언론의 부실한 취재 그리고 손 의원 자체의 캐릭터가 화학반응을 일으켰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도심재개발 하면 으레 따라오는 문제들도 얽혀버렸지요. 또 하나가 있다면 목포라는 상징적인 도시의 힘도 큽니다. 목포는 불과 한 세기 전까지만 해도 한반도에서 매우 중요한 항구였고 그만큼 흥했던 동네입니다. 수탈의 현장이기도 했지만 그만큼 당대에 앞서갔던 도시입니다. 해방이후 사회적 변화와 국가 정책에 따라 도시 전체가 쇠락했지요. 지역감정이라는 측면에서도 상징적인 동네입니다. 지역 구도를 토대로 한 한국의 정치구도에서 목포는 광주와 함께 호남의 패권을 잡는 중요한 지역이니까요.

제가 제 페북에 지인들 보라고 소위 ‘뇌피셜’에 근거해 비공개로 올렸던 글이 제 페친들 사이에서 이렇게 화제가 된 적이 드물어 좀 당황하고 있습니다. 자고나서 보니 뭔가 잘못 건들었나 싶기도 했는데요. 이왕 이렇게 된 상황에서 좀 더 다듬어 ‘손혜원 의원 목포 구도심 입도선매’ 사건에 대해 나름의 이야기를 풀어볼까 합니다.

우선 저는 기자 경력 중 4분의3을 문화 관련 취재를 했습니다. 문체부와 문화재청, 공예, 미술, 전시, 출판, 문학, 공연 등등 딱히 전문성은 없지만 다양하게 취재를 했습니다. 또 세월호 사건 당시 목포에 내려가 약 열흘간 남악신도시와 구도심을 오가며 취재를 하기도 했구요. 또 손 의원이 남산의 나전칠기박물관 개관했을 때 가서 3시간 남짓 취재라기 보다 거의 일방적인 강의(?)를 듣고 온 적도 있습니다. 당시에는 국회의원이 아니었던 손 의원은 나전칠기 뿐만 아니라 소반 같은 공예품에 깊은 관심과 안목을 보여주어 인상적이었습니다. 또 손 의원이 그동안 페이스북을 통해 통영의 나전칠기 문화 보존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좌절했던 과정을 지켜봤고 목포만세 하면서 주변에 추천하던 모습을 계속 보아왔습니다. 또 이번 일이 벌어지면서 이전 손 의원 인터뷰도 더 찾아봤습니다.

개인적으로 옛것에 대한 향수가 많은 편이라 서울시 출입할 때 시출입 기자들은 별로 관심 같지 않는 서울시내 근대문화유산과 재개발이 상충하는 지점에 대해서도 찾아본 편입니다. 한양도성 복원이라던가 황학동 시장 보전, 이런 거에 관심 많고 삼청동 뜨기 전 삼청동수제비 3000~4000원 하던 때 가서 감자전에 막걸리 먹으며 놀던 사람이기도 합니다. 물론 종로 피맛골 고갈비집 같은데서 막걸리 마셨고 인사동에 스벅 들어오는 거 보고 좌절했고. 혜화동에서 종로까지 걸어 다니면서 익선동과 운현궁 뒤 종로3가 동네서 싼 밥집 찾아다니는게 취미였던 사람이며 뉴타운으로 인해 제가 유년시절 뛰어놀던 북아현동 달동네가 아파트 숲이 되어 버린 걸 안타깝게 지켜본 사람입니다.

언론사에서 노조위원장 하다 보니 타사 보도나 동향 같은 거에도 관심을 거둘 수 없는 상황이고 또 메이저 일간지는 안 챙겨봐도 기자협회보나 미디어오늘 같은 언론내부 다루는 매체 애독자이기도 합니다. 또 친한 지인들이 대부분 언론계에서 밥벌이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구요. 그래서 SBS 보도본부가 요즘 어떤 고민을 하고 어떤 성과를 내는지 그 흐름 정도는 파악하고 있습니다. 또주변의 부동산 투기인지 투자인지 모를 성공담 혹은 소문들을 주구장창 들으며 나는 떳떳하게 살아야지 하면서도 내심 부럽기도 하고 또 울 집안도 결국 아파트 시세차익으로 경제적인 여유를 누렸던 집이란 것에 양가감정을 느끼고 있는 사람입니다.

이렇게 구구절절하게 개인적 신상에 대하 쓰는 이유가 ‘손 의원 목포 구도심 입도선매’사건을 이해하는 데 다 연관이 되어 있기 때문이지요. 또 무엇보다 글을 쓰는 사람이 어떤 배경을 가지고 있고 평소 어떤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지 파악하는 게 ‘텍스트’나 ‘언론보도’를 읽고 해석하는데 중요한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제가 쓰는 글은 예상하셨겠지만 다분히 손 의원을 긍정하는 점이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 여당 지지자 분들에게 더 소구력이 높을 수도 있습니다만. 정말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그 지점이 아니라는 것을 글 끝날 무렵이면 이해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그리고 손혜원 의원에 대해 평소 정치적으로 별로 지지하지 않고 있습니다. 저는 정치인이라면 응당 말이 무거워야 하고 자신의 말이 어떤 파급력을 가져올지 심사숙고해야 한다는 입장이거든요. 그런 측면에서 손 의원은 제 기준에서는 피하고 싶은 정치인입니다. 그런데 또 손 의원이 왜 정치판에 끌려나왔는지 그 저간의 사정과 과정은 지켜봤던 사람으로서 대놓고 지지하기도 대놓고 반대하기도 애매한 지점의 정치인 이십니다. 그러나 문화재 애호가 관점에서는 손 의원의 언행을 지지하는 편입니다. 이 지점에서 손 의원에 대한 나름의 공감대가 있었기에 글을 쓰는 것이기도 하구요.

글이 제법 깁니다. 그러니 약간은 각오(?)하시고 스크롤을 내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여기까지가 벌써 원고지 15매가 넘어갑니다. 무엇보다 제 글은 오직 저의 ‘뇌피셜’입니다. 따라서 이런 관점에서 이 사건을 바라볼 수 있구나 정도로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뭐 그런데 ‘글’ 이란게 손을 떠나면 제 의도와는 무관하게 읽혀지겠지요. 해서 원글(?)은 친구 공개로만 썼던 이유입니다. 자고 일어났더니 이미 어떤 분께서 친절(?)하게도 텍스트를 복사해 ‘손혜원에 대한 한 진실’이란 타이틀로 페북에 올려버리셔서. 이 글은 ‘손혜원에 대한 한 진실의 후속편’ 정도로 돌아다니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1. 에스비에스 '끝까지 판다' 팀의 상황.

SBS의 ‘끝까지 판다는 한국 언론이 늘 까고 싶지만 까기 어려워하는 삼성 그룹을 정면으로 조진 보도로 언론계에서 나름 주목을 받았습니다. SBS는 민영방송이긴 하지만 그래서 더 보도에 있어 자유로운 지점이 있습니다. 내부의 자부심도 높은 편입니다. 아마도 ’끝까지 판다‘ 팀은 지난번 삼성 보도 이후 매우 고무되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기자들은 기본적으로 센놈이랑 붙고 싶어하는 기질이 있습니다..(라고 쓰지만 뭐 자신은 없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그래야 자기도 보람이 있고 쾌감(?)이 있고 자뻑이 있을테니까요. 특히 삼성은 언론계에서 딜레마죠. 막강한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관리의 삼성‘이란 말마 따라 촘촘하게 압박해 오는 힘이 있습니다.

그런데 또 들여다보면 삼성이 무슨 악의 화신은 아닙니다. 이는 한국의 기업 전체가 그럴 겁니다. 선한 기업도 악한 기업도 없습니다. 이익을 얻는 과정에 대해 좀 고민하는 기업과 그다지 고민하지 않는 기업이 있을 정도라고 봅니다. 여튼 삼성은 글로벌 기업이고 한국의 간판기업이며 사실상 한국 언론을 좌우할 수 있는 광고비 집행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삼성을 메인뉴스에서 조진다는 건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삼성의 차명 부동산 의혹을 지난해 가을 ’끝까지 판다‘ 팀이 세게 조졌습니다. 조중동도 못(?)하는 일을 하신거죠. 기자로서 완전 뿌듯한 일입니다. 사기 충전했을 거라 봅니다. 특히 제이티비시와 티비조선이 나름 특종 터트리며 방송사 메인뉴스 스트림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상황에서 에스본부는 ’끝까지 판다‘의 보도로 ’우리 죽지 않았다‘하며 으쓱했을 거라고 봅니다. 그리고 ’아직 우린 배고프다‘며 또 아이템 찾기에 나섰겠지요.

여기서 부동산 투기/부동산 차명계약 등이 가진 한국 사회 뉴스 소구력의 유혹이 도졌을 거라고 봅니다. 큰 비리와 이권은 결국 부동산과 연계되어 있으니까요. 한보 수서비리, 엠비님 도곡동 땅비리 등등 부동산 비리는 기자들이 가장 혹하는 아이템이기도 합니다. 대중들의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또 기자들도 뭔가 사명감에 (기자들은 땅 살 돈이 없거든요) 불타오를 수 있는 아이템이죠. 이 때 걸려든 게 바로 손 의원 목포 부동산 매입이었을 것입니다. 이게 제보를 받은 건지 혹은 손 의원 떠드는 거 보고 아 저거 좀 이상하네 하고 촉이 닿아서 취재를 시작한 것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조금 알아보니 손 의원이 마치 복부인인양 목포 구도심에 땅사고 있다는 제보와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아! 손혜원이라니. 기자들 입장에서는 솔깃할 수 밖에 없습니다. 손 의원은 상당히 특이한 캐릭터이고 상당히 특이한 경우의 정치인입니다. 덕분에 초선임에도 네임밸류는 웬만한 여당 중진보다 앞서시는 이른바 전국구 구설수 정치인 중에 한 분이시지요. 손 의원이 정치인 치고는 공치사를 한다던가 아니면 정치인 특유의 일단 지고 보는 듯한 겸양의 언행이 드문 분이십니다. 이런 분들의 특징 중 하나는 언론과의 관계를 별로 선호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여의도 국회 정치문법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소통시스템을 만드신 분인데 이 지점이 이번 사건이 폭발하는 이유기도 합니다. 아시다시피 손 의원은 홍보와 씨아이 전문가입니다. 특히 씨아이는 이게 단순히 브랜드 론칭이 아니라 브랜드 전체의 속성과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것이기에 꽤 어렵습니다. 더군다나 손 의원은 상업광고 영역에서 소비재를 주로 했습니다. B2C를 고민했던 양반이지요. 여러 인터뷰에서 손 의원이 밝힌 철학은 광고도 결국 진심은 통하더라. 이런 겁니다. 굳이 언론 통해서 내 의견 퍼트리지 말고 다이렉트로 유권자들과 대화하겠다. 이게 55년생인 손 의원 세대에서 쉬운 게 아니죠.

여튼 이런 이유로 손 의원은 선수와 무관, 정치적 업적(?)도 무관하게 여의도의 셀럽이 되십니다. 에스본부에서는 ‘손 의원 목포 구도심 잔뜩 건물 구매’ 이건 투기로 연결될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겁니다. 게다가 목포 구도심 일대가 근대등록문화재로 지정되면서 호가도 올랐다는 말들을 입수합니다. 사건이나 정치부 기자로서는 당연히 이건 투기다라고 볼 수 있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손 의원은 교문위 여당 간사. 이거 저거 확인해보니 의원 특권 가지고 사전에 정보 빼내서 알박기 했구나. 오케. 가자하고 내부에서 취재를 막 했겠지요. 그림도 되고 보도에 유리한 멘트도 막 나옵니다. 그런데 막상 지르려고 보니까 투기라고 하기가 애매한 지점이 생깁니다. 전형적인 투기방법과는 다른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그 동네가 대규모 택지개발이 되는 것도 아니고 목포 인구가 세종처럼 늘어나는 것도 아닙니다. 젊은 사람들이 바글 거리지도 않고 오히려 목포의 구도심은 썰렁해지고 공동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손 의원이 거기 사라고 떠들고 다녔던 정황이 드러납니다.

투기는 남몰래 하는 거고 확실한 시세차익을 담보하고 들어가는 건데 목포 구도심은 아예 거래도 없던 동네고 목포에서도 고개를 젓던 동네임은 부정할 수 업는 팩트였지요. 해서 손 의원이 해명 들어보면 보도의 기조가 흔들릴 거 같은 불안감 엄습하기 시작합니다. 그래도 어쨌든 '투기'의 그림은 나오니 지르고 보자. 여당 초선 실세 교문위 간사 의원 문화재청 정보를 빼냈거나 청탁을 했거나 압박을 넣었거나 해서 사전에 정보 알아내 막막 땅이랑 집이랑 샀다. 그런데 에스본부도 끝끝내 투기라고 정의하진 않습니다. 뭔가 만에 하나 불리할 때 빠져나갈 퇴로를 만들어 놓은 것이지요. 하지만 정말 법률적으로 투기라고 나올 사안이라 생각했다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여기서부터 에스본부의 딜레마와 균열과 과잉보도가 보였습니다.

여튼 에스본부는 질러버렸습니다. 메인뉴스에서 10여분 내내. 바로 반응이 왔습니다. 손 의원 이거 투기꾼이네. 에스본부 큰거 잡았구나. 우와! 기자정신 살아있네. 이런 반응이 초반에 나왔습니다. 어쨌든 정신승리 만끽하고 손 의원의 반응을 기다렸을 것입니다. 통상 방송3사에서 메인뉴스로 세게 조지면 대개의 정치인들은 우선 물밑 타협을 시도합니다. 실은 이런 저런 사정이 있었고 투기로 보기도 어렵다. 어쨌든 물의를 일으킨거 같다. 라고 손 의원 측에서 들어오겠지 내심 기대를 합니다. 그리고 이런 뒷이야기들이 언론계에 퍼지면 자연스럽게 에스본부 제티비시에 밀리더니 이제 살아나는구나 하는 평가들도 따라오겠지 라구요. 여기서 손 의원의 캐릭터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게다가 에스본부가 근대유산문하재와 지방의 도심 공동화. 그 안에서 어떤 문제점들이 불거지고 그게 어떻게 극복하려고 하고 좌절되고 개발업자와 문화재보존론자들 간에 갈등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깊게 생각하지 않은 채 보도를 했습니다.

일단 문제가 되었던 적산가옥만 해도 서울 용산구 일대 재개발할 때 꽤 문화재 관계자들 사이에서 꽤 논의가 되었던 사안입니다. 옛날집 뭉개서 새집 짓는데 무슨 문제냐. 아니다 저거 놔두면 나중에 문화재로서 가치 있고 또 관광수요도 발생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게 제 기억으론 2000년대 초중반 꽤 나왔지요. 서울시 출입하면서도 이런 문제가 종종 불거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결국 서울 삼청동 익선동 경리단길 가로수길 등등에서 나오는 젠트리피케이션과도 연동이 되지요. 그 동네의 핵심 경쟁력은 ‘과거의 향수’가 남아있다는 것이거든요. 즉 미학적이고 고졸한 아취가 남아있는 동네 자체를 예전과 다르게 보는 시각들이 생긴 것입니다.

방송 이후 손 의원은 에스본부의 예상과 다르게 나오기 시작합니다. 우선 투기가 아니라고 세게 나옵니다. 결정적인 게 ‘투기가 떠들고 다니면서 하냐’ 손 의원의 일성입니다. 투기와 투자의 경계가 모호하긴 한데. 일반인들은 투기는 남모르게 하는 거라는 데 동의합니다. 그런데 손 의원은 이미 주구장창 목포 타령 했었죠. 그 지점에서 일단 더민당 지지자분들 안심합니다. 그래 이게 무슨 투기냐. 게다가 손 의원은 통상적으로 알고 있는 투기꾼들의 투기 프로세스를 따르지(?)않았습니다. 그 알리바이는 페북과 인터뷰 등에 고스란히 남아 있죠. 손 의원이 투기 프레임에 맞서 떳떳하게 나가는 이유입니다. 게다가 손 의원이 열 받은 건 자신을 자기가 그렇게 ‘차별화’하려는 강남 복부인 아줌마 프레임으로 덧씌우려 했다는 것이죠. 손 의원이 보도 이후 타워 팰리스도 안 산 사람이다. 라는 일성이 그런 손 의원의 사고 체계를 보여주는 말이었습니다. 이게 또 흥미로운 지점인데 손 의원은 나는 문화예술 안목이 높은 교양있는 부르조아지 결코 졸부가 아니다. 이에 대한 자긍심이 큰 사람입니다. 에잇 천박한 것들. 하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죠.

에스본부는 이제 당황하기 시작합니다. 사실 손 의원의 반박이나 해명이 타당한 지점이 많거든요. 게다가 네 배나 올랐다는 에스본부의 보도를 자세히 보면 영수증이나 거래증명할 게 없습니다. 그랬다더라는 풍문을 옮긴 것입니다. 이 지점이 또 저널이 그냥 페북커 혹은 블로거랑 달라야 하는 지점이죠. 저널은 팩트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팩트란 그랬다더라 가 아니라 서류나 당사자간의 일치된 증언 정도는 되어야 하는데 에스본부 보도는 이게 빠졌습니다. 그래서 좀 자신 없어서 투기는 아니다 라고 발을 빼긴 했는데 손 의원이 너 투기라고 했잖아 나 투기 아이야. 라고 하면서 공세적으로 나옵니다. 사고팔아서 시세차익이 통장에 들어온 게 아닌 상황이니 투기라고 하기도 애매한 상황이죠. 게다가 목포 구도심 그 지역이 그야말로 핫플레이스인 것도 아니구요. 여기서부터 에스본부는 스탭이 꼬이기 시작합니다.

게다가 손 의원은 여의도 정치인들과 다른 화법과 전방위적 인터뷰로 에스본부를 압박합니다. 보통은 물밑 협상 시도하면서 지고 들어오는 그림이 만들어지는데 손 의원은 무슨 타짜의 아귀처럼 ‘쫄리면 뒈지자’는 프레임으로 치고 들어옵니다.

에스본부가 수세적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또 실책을 보여줍니다. 3일 되던 날 보도에서 손 의원 관계자가 산 건물이 5.18 유공자 집이었다는데 그 집에 대한 쓸데없는 서사를 잔뜩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 집을 식당으로 활용할 거라면서 메뉴가 바뀌었다고 뭐라고 합니다. 언론계 선수들 입장에서 볼 때 팩트가 약하니 화면으로 메우겠다는 꼼수가 보였던 보도였습니다. 그리고 슬슬 투기가 아니라 이해상충을 지적하고 싶었다고 논조를 틀어버리기 시작합니다.

결국 에스본부가 애초에 '반박할 수 없는 취재'로 기사를 만들지 않고 설익은 자만심에 기사 만들었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그리고 도심공동화/도심재생/ 그 안에 근대 문화재/적산가옥/이런 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라는 공익적 관점보다 아. 부동산 투기한 정치인 하나 조지자. 라는 관점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불거진 일이기도 하지요.

2. 손 의원 상황.

사실 손 의원 상황은 손 의원이 전체공개로 올린 페이스북 글만 읽어보면 감 잡힙니다. 좀더 부연하자면 손 의원은 자기 돈 많고 부르조아 인거 인정하고 들어가는 드문 정치인입니다. 언론 인터뷰나 유튜브 동영상, 개인적으로 짧게 만났을 때 인상은 남한테 잔소리 듣기는 싫고 사람이 앞뒤 똑같아야지 뭐 음흉하게 계산하며 사냐. 나 뒤끝은 없어 하고 그냥 막 말하는 스타일인 듯 했습니다. 왜냐면 나는 내 양심에 비추어 떳떳하니까. 즉 자존심 강하고 자부심 강한 성격인 듯 했습니다. 자기 분야에서 성공했기 때문인데요. 그 분야라는 게 사람들의 마음을 읽고 트랜드를 파악해야 버틸 수 있는 PR과 브랜드 통합이기 때문에 더 자부심이 강해 보였습니다.

그러니 더민당이 새정치민주연합일 때 그 아사리판을 실력으로 제압하고 당명 교체와 더민당 이미지 교체 등을 해냈고 대선과 총선때 홍보전략을 짤 수 있었겠지요. 그런데 이게 기존 여의도 정치인의 미덕과는 완전 다른 지점입니다. 게다가 기본적으로 내가 너보다 못 난게 뭐있냐는 이른바 자부심 쩌는 스타일이십니다. 그 힘은 나름 열심인 개신교 신자라 그런거 같다는 게 개인적 판단입니다. 나전칠기박물관 지하에 기도실 있더군요.

여기에 자식은 없지만 남편은 그냥 회계사가 아니라 업계 탑5안에 들었던 회계법인 대표까지 지냈던 분입니다. 남편 뿐만 아니라 본인도 사업체를 운영하면서 돈 벌만큼 벌어봤고 정치인 아니었으면 어디 가서 괜히 굽실거리지 않아도 되었던 위치입니다.

무엇보다 문화재 좋아하는 사람들의 특징 중 하나가 돈보다 문화재입니다. 이게 일반적인 사람의 상식으로는 이해불가지점이기도 함. 저돈 주고 왜 저걸 사. 하는 게 많습니다. 취재 할 때 소반 하나에 몇 백만원 주고 사왔다는 이야기 들으면서 ‘아. 미쳤..’했었습니다. 게다가 손 의원은 목포 오기 전에 나전칠기의 본고장 통영에서 마음의 스크레치를 잔뜩 입고 왔습니다. 별 연고도 없는 통영에 오직 나전칠기 하나만 보고 정착하려 했으나 개발론자들과 지금 야당 출신 시장의 방해(?)로 좌절당했죠.

그 과정을 페북과 언론보도를 통해 봤었는데요. 그때 제 생각은 손 의원이 내가 정치권력만 있었어도 이런 아사리 판 정리하고 통영 내 나전칠기 문화 보존과 계승을 위한 조치를 취했을 텐데..하는 마음이 생겼을 거라 봅니다. 옛것을 존중하지 않고 그저 개발하고 길 내서 돈 벌 궁리만 하는 저속한 인간들 같으니라고. 하면서 속으로 진짜 돈 벌려면 오히려 옛것 잘 가꿔 문화적 자본을 쌓으면 그게 자연스럽게 경제적 이익이 될텐데 하면서요.

그리고 팔자에 없는 정치판에 끌려들어갔는지 아니면 자발적으로 들어갔는지야 모르겠지만 더민당 론칭시키고 총선 대선 뛰면서 목포에 가봅니다. 거기서 다시 통영에서의 좌절감을 상쇄할만한 동네를 발견합니다. 목포 구도심. 적산가옥들이 남아 있고 조금만 가꾸고 스토리텔링 입히면 충분히 ‘핫해질 수 있는 동네. 그런데 사람들 떠나고 있고 집들 망가지고 있고 목포도 개발바람 불어서 다 밀어버리고 아파트 지으려 하고 그런 이야기들을 들었겠지요. 여기서 손 의원의 마음이 급해졌을 거라고 봅니다.

아마도 서울 남영동처럼 적산가옥 다 밀어버리고 그냥 으리삐까 고층 아파트 들어올까봐 조바심이 느꼈졌을 텐데 막상 알아보니까 가격도 저렴합니다. 서울 강남 아파트 값이면 여기 몇 채는 사겠구나. 그렇게 사 놓고 건물주로 들어앉아 있으면. 혹은 건물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치면 개발론자들 밀고 들어올 때 방어하고 지켜낼 수 있겠구나.

그러나 이런 생각을 손 의원만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도심재생/도심공동화/근대문화유산 관련 고민하는 전문가들이면 누구나 그런 생각 합니다. 여기에는 정부와 지자체도 마찮가지겠지요.

여튼 이런 상황에서 손 의원이 주변에 투자를 권유합니다. 개발 과정에서 어쨌든 집주인의 동의가 필요한데 그쪽 어르신들은 나 죽으면 끝인데. 산다는 사람 나타나면 막 팔아버릴게 눈에 보였겠지요. 손 의원은 좌고우면하지 않고 일종의 ‘사재기, 입도선매’를 추진합니다. 개발업자들에게 팔렸을 경우 저 동네 적산가옥이고 뭐고 건물의 역사성은 중요하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나름 꿈을 키웁니다. 적산가옥 남아 있는 이 동네를 잘 꾸며보면 핫한 플레이스가 되겠구나. 문화재도 지키고 도심 공동화도 막고. 가능성 있네 하구요.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거기 쓰러져가는 집 사서 뭐하냐. 하며 쳐다보지 않았고 결국 이 과정에서 손 의원은 자신이 핸들링 할 수 있는 주변 지인들에게 돈을 융통해주거나 증여하는 식으로 그 동네 건물들을 사들입니다. 거기에는 손 의원이 내심 내가 문화적 안목으로 이 동네 건물들 사서 적산가옥 지켰고 그 가치를 인정받아서 동네 활성화 되었네. 하는 자부심을 느끼고 싶어서겠지요. 또 명예욕을 채우고 싶은 마음도 있었을 거 같습니다. 즉 돈 보다는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인정받고 존경받고 싶어 하는 사심은 충분히 있었다고 봅니다.

이 과정에서 본인이 국회의원으로 이해충돌이 뭔지. 이런 움직임이 부동산 투기로 오해받을 수 있을지 별로 중요하게 생각지 않았을 테지요 왜! 내가 떳떳하고 자신이 봤던 강남아줌나들과 고위층들의 투기는 그런 패턴이 아니었으니까. 여기서 '자신감' 나옴. 이 지점이 실은 손 의원에게 가장 안타까운 지점입니다.

3. 지켜보는 사람들의 상황.

저처럼 문화재 관련 관심 있고 평소 근대건축물 철거하고 아파트나 유리창만 잔뜩인 건물 들어서는 거에 참으로 안타까운 심정을 갖고 있는 사람은 손 의원의 행동에 대해 수용할 수 있을 정도라고 생각하실 것입니다.

취재 현장에서 지켜본 입장에선 법 가지고 보존하려 했다가는 이미 저 동네 적산가옥들 다 철거될 가능성이 높죠. 법률 만들거나 이런게 단시간 내에 되는 건 아니니까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손 의원은 저 동네 철거가 될 것이라는 조바심이 있었다고 봅니다. 그러니 일단 내 능력으로 입도선매를 통해 일종의 ‘응급처치’를 하려고 했던 거 같습니다. 물론 이건 너무나 선의를 가지고 손 의원을 보는 견해란거 인정합니다.

그리고 저도 돈이 있었으면 저기다 좀 투자를 할 수도 있지 않을가? 싶은 마음도 생겼습니다. 뭔가 자신이 문화적 소양이 높다고 자뻑하는 사람들의 나름 로망은 주차장 있고 고즈넉하지만 뭔가 예술적 엣센스가 느껴지고 술 먹고 고주망태 되는 아재들이 아닌 젊고 발랄한 친구들이 와서 커피마시고 담소 나누는 동네의 집주인이 아니겠습니까? 거기서 가게 하나 차려놓고 문화예술을 음미하며 정치인들 쓰레기네 욕하면서 사는 게 꿈이죠.

그런 정서적 부러움과 지지와 문화적 우월감(?)이 혼재되어 손 의원을 심정적으로 지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더불어 문화라고는 관심도 없던 사람들이 왜곡된 언론 보도만 보고 땅투기네 뭐네 하는구나. 싶어서 또 한탄을 하겠지요.

문화재에 관심 없고 뉴스만 보고(가급적 내 정치적 지향을 거스르지 않는 매체의) 좀 있으면 또 잊어버릴 분들이 보기엔 역시 국회의원 쎄구나. 뭐 있는거 아냐? 아무리 봐도 투기 같은데. 여튼 정치인들이란 다 똑같지 뭐. 부럽네. 돈 많아서. 에잇 더러운 세상. 더민당이나 자한당이나 거기서 거기 다 똑같은 놈들이라니까. 여기에 선동렬 사건으로 손 의원 극혐이었던 분들도 가세할 거라고 봅니다.

친문파님들. 아 문프를 위해 분골쇄신 앞뒤 안 가리고 적들과 맞서 싸우신 분에 대한 음해다. 에스본부..태영이 모회사니까 그거랑 연관된거 아니야? 아. 그리고 빙상계 성폭력 조져왔던 손 의원에 대한 음해 아니야(딱 이 지점만 제가 음모론적 시각에 동의) 결사옹위해서 우리 손 의원 지키자. 다 조작된 거고 손 의원 억울하고 잘못한 거 없고..아 덤벼 이 엑스들아 하시겠지요.

자한당 지지자분들은 논리적 설명 필요 없을 거 같습니다. 저건 명백히 투기. 손 의원 나쁜 X다. 사퇴해라 물러나라. 내로남불이다. 근데 정말 얼마 벌었데?

언론사들은 ‘아 씁 어쨌든 물 먹었다. 반까이하자’ 는 상황으로 달려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선 일간지들은 특유의 취재력으로 뭔가 새로운 사실을 찾아냅니다. 우선 9채가 아니라 20채래요. 대출도 받았데요. 나전칠기 장인 월 200에서 300만원 주고 경매서 1억 넘기도 하는데 그 값은 안주었데요. 이해상충도 모른데요. 그냥 국회의원 자질 없어요. 빨리 사퇴하세요. 쿵

그런데 또 내심 내키지 않는 점이 있습니다. 이러다가 정말 국회의원 전수조사 들어가 버리면 어떻게 하지? 투기선수들까지 취재 들어가면 일 많아지는데. 그리고 우리 상암동 사실상 특혜분양 받아서 들어갔던거 뭐라고 하면 뭐라고 말하지?(아시다시피 언론사들 상암동 땅값 많이 올랐죠 여기까지는 아직 언론사에서 생각하지 않을 것입니다. ㅋ). 그리고 사실 취재해보니 이게 메인뉴스에서 3일간 열꼭지로 조질 사안이 아닌데 그렇다고 조횟수 올라가는 아이템을 포기하기도 어렵고 이해상충으로 일단 프레임 돌렸는데 이게 언론이 자유롭나? 어쨌든 대세는 따라야 하니 조지고 보자. 하면서 목포도 내려가고 주변 취재도 하는데 손 의원의 ‘선의’가 오히려 설득력 있네. 그래도 국회의원으로서 잘못 처신한 거 아니냐. 에이 결국 에스본부가 처음에 너무 세게 저질러서 우리도 말린거네. 팩트나 좀 확실하게 하던가. 라고 궁시렁 중일거 같습니다.

자한당 분들: 가뜩이나 양승태 때문에 쫄린 상황인데 호재 터졌네. 그리고 손 의원 김정숙 여사랑 친구라지 아마? 조지자. 그런데이거 투기로 몰면 우리가 유리 한건가?? 그리고 손은 물귀신 작전 펼거 같은데. 일단 그래도 가오가 있으니..가보자...어쨌든 우리한테 지금은 남는 게임. 여당 의원 부동산투기 프레임 가자..이해상충은 좀 빼고..이참에 손을 묶어나야 우리가 담 총선에서 홍보전 안밀려..우리 홍보라인 인재도 이젠 없어...끌려들어갔어...(조모 아저씨)

문화제청: 에이 이거 괜히 불똥 튀는 거 아니야. 근데 거기 지구 지정될만한 곳인데 문화재 지정이 그렇게 쉬운 줄 아나. 그리고 목포 지역구 의원이 민원 넣지 무슨. 이참에 적산가옥 같은거 문화재 지정 수월해지면 좋겠네. 맨날 밀어버리겠다고 난린데

목포시: 역시 손 의원짱. 공보실 신났네 기사 스크랩 넘치네. 군산에 밀리고 있었는데. 아 근데 구도심 아파트로 밀어버리는 게 더 나은 거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다. 그냥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자.

손 의원에 뭔가 아쉬움 있던 문화재 관계자 분들 : 아 저 양반 결국 사고치는 구나 사람이 잔정도 없고 매몰차. 뭔가 나한테 잘해준 게 있긴 한데 또 서운한 것도 많아. 어랏 언론사에서 연락오네. 아 그러니까요 이게 저런데 그렇다고 손 의원이 잘못했다고 보기도 어렵지만 또 뭐가 좀 그렇습니다.

박지원 의원 : 어. 이거 목포의 중심은 난데. 투기는 아닌거 같다고 말을 해놨는데. 그런 거 같기도 한데. 아 근데 나랑 손 의원이랑 애초에 구원이 있었던 걸 깜박 했구나. 그렇다고 목포 구도심 민심 생각해보면 마냥 뭐라고 할 수도 없을 거 같고. 일단 계속 목포의 중심은 나야나 로 가야겠다. 목포 시민들 중요한건 예산 타온 거에요. 그거 제가 했어요!

4. 그래서 하고픈 말은?

우선 언론사 보도의 부실이 이번 사건의 핵심입니다. 의욕 앞선 보도로 생산적인 담론이 만들어지보다 결국 싸움판으로 갔죠. 거기에는 에스본부가 너무 안일하게 문제를 접근했고 취재하다가 반론의 타당성이 있었더라면 톤을 죽이거나 소위 야마를 바꿔야 했는데 부동산 투기 라는 핫한 아이템의 유혹을 버리지 못했겠죠. 이 과정에서 아마 도심공동화와 근대문화유산, 적산가옥, 개발과 보존 등 이 시대 불거지고 있는 담론에 대한 사유도 깊지 못했다고 봅니다. 차라리 기자처널리즘보다 피디저널리즘이 파고 들었으면 좀더 생산적인 논의가 되지 않았을까 싶네요. 즉 어떤 보도에 대해 보다 입체적인 시각으로 들여다 봐야 언론의 의도(?)대로 놀아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만약 제가 손 의원의 맥락을 모르고 지금 여당에 호의적이지 않았더라면? 문화재 애호와 그에 대한 이른바 선의와 또 나름의 언행일치가 같다는 전제하에 손 의원이 자한당 당적이었다면 이 지점에서 저도 많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감정적 선호와 이성적 사리분별을 과연 나도 정확하게 구분해서 처신할 수 있거나 말할 수 있으려나. 이 지점은 지속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다른 무엇보다 제가 그래도 언론계에서 독자들의 관심으로 밥을 벌어먹고 사니까요.

그리고 어쩌면 손 의원 입도선매 사태의 가장 본질은 돈을 벌고 싶어 하는 대한민국 사회의 욕망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과거에는 마주하지 않았던 젠트리피케이션과 연관된 문제죠. 손 의원이 목포에 집 100채를 샀더라도 만약 그 집값이 폭락했더라면. 사람들이나 언론들이 관심을 가질까 사안일까 싶습니다.

결론적으로 '국회의원이 권력 이용해 투기해 돈 벌었다' 여기에 모두가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이면에는 ‘싼 매물 잘 포착해 시세차익 남겼구나. 제길 왜 너만? 왜 너가?’ 이런 심리적 기제가 작동했을 테지요.

실은 이게 문화재 보존과도 연관이 큽니다. 무엇을 보존할 것인가. 그 보존을 위해 우리는 어떤 사회적 합의를 했는가. 보존하지 않으면 당장 경제적 이득이 보이는데 그걸 막을 수 있는 합의가 존재하는가. 고도성장하면서 우리는 우리가 가진 옛것들을 너무 쉽게 버리고 그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지 않고 새것들만 선호하고 있습니다. 문화재지정은 역설적으로 그런 흐름을 거스르는 행위일 수밖에 없는데요. 그렇다면 문화재란 과연 우리 사회에 무엇일까요?

교과서 같은 말이지만 결국 경제적 부나 영향력도 문화적 고양 없이는 더 레벨 업 하기 어렵다는 생각입니다. 또 문화적 자산이 공동체의 이익으로 연결되기도 합니다. 유럽 애들이 도심을 다 갈아엎지 않고 그냥저냥 불편해도 꾸역꾸역 사는 건 결국 그게 공동체에 더 이득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문화적 자산을 남기고 거기에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공동체의 구심점이 되고 자부심이 되지요. 사회의 스토리텔링은 결국 문화재가 핵심입니다. 그 스토리텔링이 그 사회와 국가의 경쟁력이 되기도 합니다. 그 경쟁력은 당대 사람들을 위한 것일 수도 있지만 결국 후세를 위해 지금 사람들이 남겨줘야 하는 것들입니다.

그래서 결국 이 문재는 문화재를 어떻게 보존할 것인가로 확대되어야 의미가 있습니다. 지금 일본 최고의 여행지로 각광받는 교토의 경우. 그곳 시내 중심부에 높은 빌딩을 올리지 않은 건 일본인들의 문화재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있었기 때문이겠지요. 교토 청수사 갔을 때 그 아래 동네의 집들이 옛것으로 보전되기까지 많은 갈등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만약 청수사 아래에 우리처럼 빌라와 맨션들이 들어서있었으면 어땠을까? 싶었지요.

결국 손 의원의 목포 사태(?)는 생각보다 많은 문제들이 중첩되어 있는 사안입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흥미도 있고 풀려나가는 양상도 지켜보고 있고 또 이렇게 횡설수설 긴 글도 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게 생산적인 논의로 이어질 거라는 기대를 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늘 싸움의 표정과 갈등의 충돌에 관심이 가지 그 본질에 대해선 나 몰라라 하는 경우가 많아서지요. 게다가 이건 '나 부자 되고 싶어'의 이데올로기가 보편화된 한국사회에서 양가적인 욕망들이 뒤엉켜 있는 사안입니다. ‘허름한 동네 쓰러져가는 옛날 집 샀는데 거기가 핫플레이스 되어 집값 뛰어 나 부자 됐다’ 이 문장의 주인공이 되고 싶은 사람들이 대부분인 우리 사회에서 그 옛날 집 자체의 가치보다는 그냥 토지의 가치와 활용도에 더 주목을 할테구요.

그래서 이렇게 구구절절 적어봤습니다. 여기까지 읽으시는 페친 분들이 몇 분이나 될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주변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해 그냥 ‘아 헌집 부수고 새집 들어오네’ 할수록 우리가 가진 것들은 편리해지더라도 정서적으로는 빈곤해진다는 사실을 말씀드리고 싶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지점을 같이 고민하는 게 우리 공동체에 필요한 시점이라는 나름의 확신입니다.
외국 가서 돈 쓰는 거 보면 결국 그 동네 스토리텔링 되어 있는 오랜 무엇을 보기 위해서니까요. 우리도 그런 자산이 충분히 있는데 정작 그걸 우리가 스스로 팽개치고 있다는 안타까움이 큽니다.

실은 이게 구미의 선진국들도 겪었던 과정이기도 합니다. 시민들이 직접 재단을 만들어 남겨야 할 유산을 구입해 관리하는 내셔널트러스트 운동도 그렇게 생겨났지요.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성북동 최순우 가옥 등이 그렇게 보존되고 있습니다. 여담인데 최순우 가옥 가보시면 압니다. 왜 한 채만 사면 안 되는지요.

여기까지 원고지 매수로 확인해 보니 83매 정도 나왔습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신 페친분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시간 나실 때 문화재청 들어가셔서 근대문화유산 같은 거 검색해보시면 의외로 우리 주변에 고풍스러운 건물이나 지역이 많다는 거 보이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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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으로 하나 더.
역사학자 전우용 님 페이스북에서 가져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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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가 ‘공정성’을 입증할 확실한 방법이 있습니다. 목포에서 300평 땅 산 국회의원 뒷조사하듯이, 국회의원 임기 중 서울과 분당 등지에 땅을 산 국회의원들의 부동산 소유 현황과 가액, 취득 목적 등을 철저히 전수조사해서 1인당 1시간 정도씩 시간을 할애해 손혜원 의원 사례와 비교해서 보도하면 됩니다.

그리고 자한당 의원님들, 목포 구시가지 땅 300평이 ‘랜드’면, 서울과 분당 등지에 시가 기준 ‘월드’ 가진 사람이 그 당에 꽤 있을 겁니다.

Posted by 시선과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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