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42

우리 아이 밥 잘 먹이는 방법

이쁘고 바랄 것 없는 아들이지만 욕심내어 아들에게 꼭 한 가지 바란다면 그것은 ‘밥 잘 먹는 것’ 일 거다. 아들을 식탁 의자에 앉혀 안전띠를 매어 놓고 눈앞에 재미있는 영상(뽀로로 등)을 대령하지 않으면 첫 숟가락부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아랫입술을 내밀며 입은 굳게 다문 채) 그나마 재미있는 영상을 보여주면 그것에 정신이 팔려 밥을 받아먹는데 이마저도 절반 정도 먹고 나면 소용없다. 집사람이 이렇게 저렇게 해서 먹여보고, 밥 잘 먹게 한다는 한약을 먹여봐도 아들 녀석의 입은 음식을 반겨할 줄 모른다. 아들이 김을 좋아해서 안 먹으려 할 땐 밥을 김에 싸서 먹이고 있긴 한데, 그것도 하루 이틀이지 매일 조미된 김만 먹일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런 일 때문에 일하다가 집에 전화할 때면 “아이는 밥 ..

우리아이 2013.12.24

감정을 공유하다.

아들이 옷장 서랍을 여는데 그것이 집사람의 발에 부딪혔다. 아플 정도는 아니었지만, 집사람은 장난으로 아프단 표현(과장되게)을 하며 아들 앞에 쓰러져 우는 척을 했다. 그런데 아들의 반응은 평소와 달리 집사람에게 다가와 같이 우는 것이다. 남아(男兒)는 여아(女兒)보다 감정 공유에 서투르단다. 그것을 알면서도 엄마가 아플 때 아들이 알아줬으면 했던 집사람은 아들의 이번 반응이 기쁘고 즐거웠나 보다. 다른 사람과 마음을 공유할 수 있는 아이로 자라기를 바라며,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집사람의 기쁜 목소리를 나도 공유하며 즐거워하고 기뻐했다.

우리아이 2013.11.29

늦은 출근 중 버스에서

늦게 일어나 집사람이 차려준 밥을 먹는다. 오랜만에 먹어보는 집밥이다. 집사람이 잰 김이 참 맛나다. 식탁 아래서 엄마 아빠를 올려다 보고 있는 아이의 눈이 안되보여 내 무릎에 앉혀 높고 식사를 계속한다. 엄마는 손가락만한 김밥을 만들어 아이의 입속에 넣어준다. 밥을 먹다 느낌이 이상해 아이를 내려다보니 어느새 아이는 고개를 떨구며 졸고 있다. 낮잠 잘 시간인가보다. 나가기 전에 아이를 재우고 싶어 속도를 내 밥을 먹는다. 아이를 안고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내 몸을 맞춘다. 아이가 깊이 잠들기 시작한다. 아이를 안고 있는 가슴과 팔, 머리를 감싸고 있는 내 손이 따듯해진다. 가슴에 생긴 따듯함에 자성(磁性)이 있는지 아이가 한결 가볍다. 출근은 해야 하는데 가슴의 따듯함이 좋아 좀 더 안고 있다...

우리아이 2013.09.30

너만 한 녀석은 다신 없겠지

아들이 물놀이 후 배고팠는지 혼자서 맨밥을 찾아 먹는다. 이를 즐겁게 바라보던 집사람이 밥에 조미김을 싸서 아들에게 건넨다. 잘 받아먹는다. 맨밥보단 짭조름하니 맛나겠지. 아들이 고개를 돌려 날 보더니 장난스런 표정을 짓고선, 달려들듯 내게 꼭~ 안긴다. 순간... “그래, 너만 한 녀석은 다신 없겠지.” 싶다. 그 마음으로 나도 아들을 꼭~ 안는다.

우리아이 2013.08.24

아빠~아빠~ [62주]

며칠 전부터 아빠라는 말을 하더니, 하루 중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되었습니다. 발음도 어떤 말보다 정확히요. 아들이 의미까지 알고 하는 소리는 아니겠지만 언젠가 그 ‘아빠’란 소리를 저와 짝지어 생각하게 되고, 거기서 의미를 찾게 되겠죠. 소리란 처음부터 의미를 가지고 태어나진 않습니다. 우연히 태어나 헤매이다가 짝을 만나면 의미를 가지는 것이죠. 소리의 해석은 발신지가 아닌 수신지에서 정해진다고 합니다. 수신지에서 정해지는 그 의미가 값지면 값질수록 그 소리는 진한 기쁨을 남기고, 그 ‘기쁨을 나누는 것’으로 ‘소리의 의미’가 전해지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약속이란 기쁨에서 만들어졌나 봅니다. 아빠란 소리가 뭘 의미하는지는 알았지만, 그 소리가 가지고 있는 기쁨은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아들이 ..

우리아이 2013.03.23 (3)

기념 달력

첫 돌을 맞는 아들의 돌 답례품으로 사진집과 달력을 만들었습니다. 처음엔 사진집만 만들려고 했는데, 같이 일하는 동료가 달력을 만든다는 얘기에 “나도 만들어볼까?”라고 생각만 했었습니다. 그 생각을 집사람에게 얘기했고 괜찮은 생각이라고 말해 만들게 되었습니다. 달력은 처음 만들어보는데, 제본방식이 단순해서 사진집과 비교하면 제작의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달력 삼각대는 싸바리 방식으로 만들어진 것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싸바리 방식의 삼각대는 단단하긴 한데, 규격에 제한이 있고 가격도 비싸더라고요. 저는 어느 대형 교회 달력의 삼각대를 견본으로 해 두꺼운 크라프트지에 오시(접을 수 있게 홈을 만들어주는 공법)를 주어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만든 삼각대는 단단한 감은 없지만, 규격의 자유로움과 저렴함이 장점입니..

우리아이 2013.03.09 (2)

첫돌 답례품 (지산이네 집 / 아이 사진집)

첫 돌을 맞는 아들의 돌 답례품으로 사진집과 달력을 만들었습니다. 지인이 집사람에게 선물한 사진집 (윤미네 집)을 보고 “우리도 이런 사진집 만들어 볼까?”라고 집사람과 얘기 했었습니다. 블로그에 아들에 대한 사진과 글들이 하나둘 쌓이며 사진집에 대한 재료는 충분한 상태였습니다. 오랜만에 충무로에 나가 종이, 필름, 인쇄, 박, 제단과 제본을 위해 이곳 저곳을 돌아다녔습니다. 예상외의 변수로 시간과 제작 비용이 조금 오버 되기도 했고, 다양한 공정단계로 충무로에 들리는 횟수도 늘었습니다. 편집한 데이타만 총괄 제작해주는 인쇄소에 넘기면 간단했지만, 제작 비용을 줄이려는 생각과 공정 단계를 직접 접하고 싶은 마음에, 많은 단계를 직접하게 됐습니다. 많은 것을 직접 제작하다 보니 늦은 새벽까지 작업하는 날이..

우리아이 2013.02.18 (4)

첫돌(54주)

어느새 아들이 태어난지 1년이 지났습니다. 1년 전에 태어난 아들은 오래전부터 곁에 있었던 것처럼 느껴집니다. 왠지 느낌이 그렇습니다. 얼마 전부터 조금씩 걷기 시작한 아들은 새로운 자신의 능력이 마음에 드나 봅니다. 신이 난 것을 입으로 다양한 소리를 표현하고 다닙니다. 넘어지며 다시 일어나 걷기를 반복합니다. 넘어지지 않고 걸을 수 있는 거리가 길어질수록 즐거움이 커지는 거 같아 보입니다. 양가 친지분들을 모시고 돌잔치를 열었습니다. 손수 만든 음식으로 대접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 생각되지만, 현실적으로 감당 안 되는 부분이 많아 집 근처의 식당을 잡고. 돌상은 대여점을 통해 준비했습니다. 저는 돌 답례품 만드는 데 집중하느라 대부분을 집사람이 준비했습니다. 간소한 가족모임 형태의 돌잔치를 원했고 ..

우리아이 2013.02.16 (6)